야화 Night Flower
Ye Eun An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좋을지
어긋나고, 또 어긋난 너와 나에게
대답 없이 구름 뒤에 숨은 달을
원망하다 덧없는 아침이 오네
다음 말을 이어가도 괜찮을지
망가지고, 또 망가진 너와 나에게
그려내고 그려내도 끝이 나지 않는
어둠에 발이 묶인 채
영원히 잠들 수 없어
사랑이란 말은 너무 과분한지
자격 없는 입술 위에 올리기에
제 발로 나락을 향해 걸어가는 나
잠들 수 없는 밤
또 다른 날, 또 다른 새벽
더 이상 나쁜 꿈을 꾸지 않는 밤이 오려나?
위태로운 매일 어딘가에 그대 있다면
구해주오 나를, 안아주오 나를
다음 생을 기약할 수도 없겠지
자격 없는 손가락을 걸어보기에
제 발로 나락을 향해 걸어가는 나
잠들 수 없는 밤
또 다른 날, 또 다른 새벽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는 밤이 오려나?
불안스런 매일 어딘가에 그대 있다면
꺼내주오 나를, 달래주오 나를
그대가 없는 밤
헤매이고, 또 헤매이면
우리 함께 곤히 잠들 수 있는 밤이 오려나?
흐트러진 매일 어딘가에 그대 있다면
눈을 맞춘 채로 웃어주오 내게
어떤 말로 시작을 해야 좋을지
What words should I start with
어긋나고, 또 어긋난 너와 나에게
To you and me, who are misaligned and misaligned again
대답 없이 구름 뒤에 숨은 달을
The moon hidden behind the clouds without an answer
원망하다 덧없는 아침이 오네
Blaming it then fleeting morning comes
다음 말을 이어가도 괜찮을지
Is it okay to continue with the next words
망가지고, 또 망가진 너와 나에게
To you and me, who are broken and broken again
그려내고 그려내도 끝이 나지 않는
Even if I draw and draw, it doesn't end
어둠에 발이 묶인 채
With my feet tied in the darkness
영원히 잠들 수 없어
I can't sleep forever
사랑이란 말은 너무 과분한지
The word love is too much
자격 없는 입술 위에 올리기에
To put on lips without qualification
제 발로 나락을 향해 걸어가는 나
I'm walking towards the abyss on my own
잠들 수 없는 밤
A sleepless night
또 다른 날, 또 다른 새벽
Another day, another dawn
더 이상 나쁜 꿈을 꾸지 않는 밤이 오려나?
Will a night come when I no longer have bad dreams?
위태로운 매일 어딘가에 그대 있다면
If you are somewhere in the precarious everyday
구해주오 나를, 안아주오 나를
Save me, hold me
다음 생을 기약할 수도 없겠지
I probably can't promise the next life
자격 없는 손가락을 걸어보기에
To try with unqualified fingers
제 발로 나락을 향해 걸어가는 나
I'm walking towards the abyss on my own
잠들 수 없는 밤
A sleepless night
또 다른 날, 또 다른 새벽
Another day, another dawn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는 밤이 오려나?
Will a night come when I no longer tremble in fear?
불안스런 매일 어딘가에 그대 있다면
If you are somewhere in the anxious everyday
꺼내주오 나를, 달래주오 나를
Take me out, soothe me
그대가 없는 밤
A night without you
헤매이고, 또 헤매이면
If I wander and wander again
우리 함께 곤히 잠들 수 있는 밤이 오려나?
Will a night come when we can sleep soundly together?
흐트러진 매일 어딘가에 그대 있다면
If you are somewhere in the disordered everyday
눈을 맞춘 채로 웃어주오 내게
Smile at me with our eyes m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