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Dice Game
무표정하게 지냈지 열다섯여섯 그쯤 까진
눈은 대가리 잘린 생선같이 금방 지나가기만 바랬던 수업시간에
꿈이 뭐냔 질문에 난 몇 번 머리 굴리고 마네
기억엔 애들도 눈치 상 흔한 축구선수
아님 의사나 연예인
그런 거 대충 적구 말아
부자 아님 깡패 할 거라던 어떤 놈의 말이 날 빡 때려
우리 중에 제일 솔직한 모습이었지
나도 그냥 부자 되고 싶어
내 빵꾸 난 신발 맘에 안 들어
우리 엄마도 슬퍼하는 건 다 돈 때문인 거 같던데 뭐
3살 땐 천재 소리 듣던 게 나였대 언제 적 얘긴지
일하는 엄마 방과 후엔 빈 집
난 엄마 위한다면서 꼬라지는 맨날 부리지
암만 봐도 난 개새끼네 야 니네도 다 이래?
중3 내 친구 몰래 담배 피며
야 돈 많고 잘 나가면 장땡이야
니가 뭘 하든 굶으면 의미 없어
야 다 주사위 게임이야
바닥에 처박던지 아님 위로 던져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학교 마치면 게임방
돈 없으면 괜히 밖에 할 것도 없이 쏘다녀
깜깜이 해진 다음에도 집엔 안 들어가
어쩜 그때부터 떠도는 기분 느낀지도
애들 패는 놈들 여자에 일찍 꽂힌 애들 뭐든 1등인 애들
어느 쪽에도 안 속하던 내게 주어진 재능은 대체 뭐일까
쟤넨 새 신발 매번 바꿔 신고 오는데 난 왜 매일 밤
내일 아침 피하고 싶은 맘으로 잠드는지
꿈이 뭔지 묻지만 진짜 물어보는 게 맞는지?
난 다시 묻지 어어어 이 뭐 관심이나 있나?
좋은 직장? 성공하면 미녀 만나니까?
좋은 대답이 되지 못해 내게
말꼬리 잡으니까 뭐? 귀싸대기 대라네?
신나게 쳐 맞고 난 이유도 몰라
돈 봉투 건네받던 당신이 나한테 뭘 가르쳐
야 돈 많고 잘 나가면 장땡이야
니가 뭘 하든 굶으면 의미 없어
야 다 주사위 게임이야
그럼 바닥에 처박던지 아님 위로 던져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그럼 난 뭐하지? 음 몰라 씨팔
뭐가 있겠지 뭔가 존나 신나던가 진짜 크게 벌 수 있는 일
적어도 스물 되기 전엔 찾아지겠지
시험지들은 나를 겁주지 못해 재미도 없네
나의 적성 검사 결과는 fuck all that.
다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거면 대체 왜 해
왜 해 괴롭다가 시간 다 가겠네
야 돈 많고 잘 나가면 장땡이야
니가 뭘 하든 굶으면 의미 없어
야 다 주사위 게임이야
그럼 바닥에 처박던지 아님 위로 던져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
아직도 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