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만날래
김이나, 송성경, 이상순
오늘은 뭐할까 말하고 싶어, 계획 없이
텅 빈 하루를 보면서
아침엔 햇살로 눈 뜨고 싶어, 알람 없이
길게 기지개를 펴고
글자가 없는 그림으로 일기를 써야 한다면
무얼 그릴 수 있을까
나에게 조금만 더 잘해주고 싶어
내 마음이 전부 다 들리는 낯설은 곳에서
조그만 가방 하나면 좋겠어, 언제든지
훌쩍 떠날 수 있도록
모를수록 좀 더 좋을 것 같아, 어디든지
뭔가 어설프고 싶어
단 한 명 만날 수 있다면 우연히 어느 곳에서
나는 누구를 떠올릴까
나에게 조금만 더 잘해주고 싶어
내 마음이 전부 다 들리는 낯설은 곳에서
오오오오오
날 만날래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던
날 만날래
오오오 다시
돌아오는 길이 하나도 아쉽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