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onpil
모르겠어 난 네가 행복하길
바라는지 아님 네가 불행하길 바라는지
모르겠어 난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지
아님 내가 불행하길 바라는지
처음 파스텔 톤의
색을 입혀준 너는 지금
다시금 연필로 점점
색을 덧칠하는 너는
이미 네가 그린
내 그림은 까맣게 덮혔는지
아님 내가 그린
그림을 까맣게 덮었는지
점점 사랑이
연필로 덧칠한 도화지처럼
검고 하얀 무채색으로 입혀가는지
점점 사랑이 칠하는 연필처럼
짧아지고 초라하고 볼품없어지는지
어느덧 남은 건
덜룩한 몽당연필 하나와
새까만 도회지 한 장과 거기에
남은 검은 지문은 아련하게 지우개를 잡고
이내 떠나보낼 온기를 지울
수 없게 만드는지
펜을 들어 가사를 써 적어
펜을 들어 가사를 써 적어
나의 마음은 종이 뒤 너머
가려질 수 있으니까 그 너머
연필을 들어 너를 또 그려
연필을 들어 너를 또 그려
나의 마음은 종이 뒤 너머
가려질 수 있으니까 그나마
연필을 들었네 스케치북 위에
너무나 빠르게 닳아버리는 4 black
나의 사랑은 연필에
대한 사랑이 아닌
길이에 대한 사랑이었나
짧은 감정의 틈새를 잇지 못한 채
위대하다던 사랑의 끝은 이렇게
스케치북 위에
색들을 칠해가는 것처럼
결국에는 점점 더 어두워질 뿐일까
처음에 빛나던 하얀색 스케치북은
이제는 가사들로 가득한 노트가 됐네
펜을 들어 이런저런
가사들을 쓰다 보면
가로 세로의 선들이 빛을
가둔 것 같아
또 다른 느낌이야 이런 건
어린 왕자야 작은 상자를 본
사랑은 점점 빛을 가두고 짧아져도
보이진 않는다는 게
펜을 들어 가사를 써 적어
펜을 들어 가사를 써 적어
나의 마음은 종이 뒤 너머
가려질 수 있으니까 그 너머
연필을 들어 너를 또 그려
연필을 들어 너를 또 그려
나의 마음은 종이 뒤 너머
가려질 수 있으니까 그나마
펜을 들어 가사를 써 적어
펜을 들어 가사를 써 적어
나의 마음은 종이 뒤 너머
가려질 수 있으니까 Oh no more
연필을 들어 너를 또 그려
연필을 들어 너를 또 그려
나의 마음은 종이 뒤 너머
가려질 수 있으니까 Oh no more